이기윤 장편소설『섣달 그믐밤』. 소설의 형식을 빌린 가족사의 기록이기도 하고, 한 가족사를 소재로 한 소설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의 가족사를 시대 배경과 밀착시켜 보편적인 시대사로 풀어내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시대를 관통하며 보편적인 민중의 삶으로 이어지고, 그 삶은 다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일제 강점기부터 6ㆍ25를 거쳐 현대까지 이어지는 이 소설은 힘겹게 살아가는 그 시대의 아버지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들의 삶을 통해 당시 민중들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이전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한 단면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