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입원과 함께 ‘뇌종양 환자’라는 판정을 받자 자연스럽게 다른 걱정들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조차 희미해져 버렸다. 어제까지 나를 옥죄던 고민과 걱정이 한순간에 사라졌다는 것을 보며, 그동안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을 하고 살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무함이 느껴졌다. 마치 내 머릿속 고민들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살아왔는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니 말이다.
명리학에서는 죽음의 시점까지 대략 점칠 수 있다. 이 학문에 근거한다면 누구나 태어나 죽는 순간이 정해져 있다. 자신에게 할당된 영역 안에서 그 삶을 어떻게 영위할 것인지가 우리 선택의 전부다. 우리는 모두 시한부 인생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져봐라.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 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