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

  • 자 :루크 키오
  • 출판사 :푸른숲
  • 출판년 :2022-10-14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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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세밀화가 이소영 추천!



커피, 차, 바나나, 난초, 고사리, 병충해, 바이러스, 그리고 인간의 욕망까지

세계사에 변혁을 일으킨 ‘워디언 케이스’의 여정을 기록한 유일무이한 책



우리는 매일같이 머나먼 이국의 식물을 먹고 보고 이용하며 살아간다. 아침으로 바나나를 먹고, 나른한 오후에는 차나 커피를 마시고, 가게에서 키우는 몬스테라나 난초를 구경한다. 이는 겨우 2백여 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하던 일이다. 어떻게 우리가 사는 땅에서 자라지도 못하는 열대 식물을 자유롭게 들여오고 이용할 수 있는 걸까?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테라리움의 효시인 식물 운반용 유리 상자, ‘워디언 케이스’이다. 19세기 식물 애호가의 호기심과 식물에 대한 애정으로 만들어진 이 상자 덕에 인간은 식물을 살아 있는 상태로 옮겨 멀리 떨어진 땅에 옮겨 심을 수 있게 되었다. 이후 난초부터 바나나까지 온갖 식물이 이 상자에 실려 국경과 바다를 넘어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땅에 이식되기 시작했고, 전 세계의 환경과 생태가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다.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식물 이식은, 워디언 케이스의 발명으로 보편화되어 현재까지 농업과 원예업계의 주축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만약 워디언 케이스가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먹는 농작물 중 대다수가 식탁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워디언 케이스가 전 세계의 식물을 옮기며 세계사에 변혁을 일으킨 자취를 세밀하게 살피는 이 책은 아름다운 식물을 곁에 두고 감상하고 싶다는 욕망과 유익한 식물을 재배해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제국주의의 열망, 이로 인해 이루어진 식물 이식, 그리고 인간이 감당해야 했던 환경의 변화까지 꼼꼼하게 되짚는다. 한 식물 애호가의 호기심으로 탄생한 ‘워디언 케이스’가 식물과 관련된 모든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는 것을 시간 순서대로 서술, 세계사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내용 소개



한 식물 애호가의 호기심은 어떻게 세계 역사를 바꾸었나

워디언 케이스의 탄생, 번영, 쇠락을 통해 들여다본 식물 이동의 역사



1829년, 영국의 외과의사이자 식물 애호가인 너새니얼 백쇼 워드는 나방 부화를 관찰하기 위해 밀폐된 유리병에 흙, 마른 잎, 나방의 번데기 등을 넣었다. 그 과정에서 유리 용기에 담긴 고사리와 이끼가 물을 주지 않았는데도 오랫동안 살아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그는 몇 년간 실험을 거듭하여, 적당한 햇빛만 있으면 몇 개월이고 식물이 생존할 수 있는 밀폐형 유리 상자, 워디언 케이스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워디언 케이스가 작은 온실과 같아 별도의 물 공급이나 난방 없이도 상자 안에서 열대 식물이 잘 자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외국의 희귀한 식물을 수입하고 싶어 하던 종묘업계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이후 워디언 케이스는 대양을 건너는 선박에 실려, 향신료로 쓰이는 바닐라와 후추부터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았던 소나무나 야자나무 등 각양각색의 식물을 유럽으로 들여오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워디언 케이스를 통한 식물 이식은 원예업계와 농업계에 변혁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산업 구조와 근대사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워디언 케이스는 현존하는 수량이 매우 적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힌 채 박물관 다락방에 방치되어 있었다. 큐레이터이자 역사가인 루크 키오는 전시회를 준비하던 도중 우연히 워디언 케이스를 발견하고, 이토록 중요한 유물이 어째서 주목받지 못했는지 의문을 품었다. 이후 키오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워디언 케이스와 관련된 사료를 낱낱이 살펴, 이 상자가 역사에 남긴 자취를 몇 년에 걸쳐 추적했다. 그가 이루어낸 방대한 연구를 집대성한 책이 바로《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원제: The Wardian Case, 푸른숲刊)》이다. 이 책은 NSW 프리미어 역사상, 미국 CBHL 문학상과 원예사 도서상, 영국 가든 미디어 길드 어워드를 수상하며 식물 애호가들은 물론이고 역사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너새니얼 워드가 상자를 발명한 날과 그의 업적으로 변화하며 발달한 식물 이식에 대해 서술한다. 식물을 이식하기 위해 인류가 해왔던 온갖 노력, 워드가 본인이 발명한 상자의 실용성을 시험해보는 과정, 워디언 케이스를 통한 식물 이식의 성공, 워디언 케이스가 식물 이동의 연결망을 구축하고 과학계와 원예업계의 중심에서 활약한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2부는 워드 사후 워디언 케이스의 운용과 쇠락의 역사를 추적한다. 워디언 케이스가 본격적으로 식민주의 플랜테이션 구축에 이용된 이야기, 유럽의 식물원이 식물 이식을 통해 세계를 통제하려 했던 시도, 식물 이식으로 뒤바뀐 생태계, 뜻하지 않은 침입생물종과 병충해로 인해 워디언 케이스가 사라지는 과정까지 일목요연하게 서술하고 있다. 마치 한 편의 역사 전시를 둘러보는 것처럼, 워디언 케이스가 세상에 남긴 흔적을 따라가며 식물 이동과 얽힌 세계사를 흥미진진하게 여행할 수 있다.





열대우림 속 식물을 집안 창가로 들여오다

원예업계와 식물학계를 뒤바꾼 워디언 케이스의 업적



워디언 케이스에 담긴 열대식물이 장기간 문제없이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영국·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종묘업자, 식물원, 식물 애호가 상류층이 워디언 케이스를 즉각 도입하여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워드가 식물학계와 원예업계에 다양하고 넓은 인맥을 보유했고, 상자를 알리는 데 이 인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워드는 자택에 거대한 온실을 짓고, 식물과 관련된 인사를 무수히 초대해 자신이 꾸민 온실과 워디언 케이스를 보여주었다. 워드의 자택에는 희귀한 식물과 워디언 케이스를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식물학자나 종묘상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고, 이곳은 곧 식물 관련 업계 사람들이 모이는 만남의 장소처럼 되었다(157쪽). 즉 워드는 당대 식물 관련 업계의 중심을 차지하던 사람이었던 셈이다. 이 책은 식물 애호가였던 워드가 식물을 다루는 큰손들과 좋은 인맥을 유지하며, 어떻게 원예업계와 식물학계에 영향을 끼쳤는지 상세하게 다뤘다.

저자는 우리를 19세기 유럽으로 데려간다. 당시 워디언 케이스가 발명된 영국을 중심으로, 프랑스와 네덜란드, 독일 등 나라의 종묘상들이 어떻게 아름답고 희귀한 열대식물을 가져오려 했는지 그 노력의 과정을 그대로 담았다. 특히 영국의 원예업계는 당시 유럽을 휩쓸던 열대식물 열풍에 맞추어 희귀하고 아름다운 온갖 외국 식물을 워디언 케이스를 이용해 자국으로 들여왔다. 특히 워디언 케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큐 식물원의 지위와 영향력 덕에, 워디언 케이스는 전 세계에 퍼진 각양각색의 식물을 들여오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었다(103쪽).

큐 식물원의 운용 덕에 워디언 케이스가 보편적인 식물 운반 수단으로 자리 잡은 후, 온갖 식물이 유럽에 들어오게 된다. 호주의 깊은 밀림에 숨어 있던 작은 양치류부터, 상류층이 자신의 부를 뽐내기 위해 구입하던 인도의 난초, 정원용 식물로 각광받은 일본에서 들어온 인동덩굴, 커다란 크기와 화려한 색깔과 생소한 형태로 놀라움을 자아내는 말레이시아의 식충식물 등, 다양한 식물이 워디언 케이스에 담겨 바다를 건너왔다. 이는 새로운 식물을 찾아내고자 하는 식물학자, 아름답고 가치 있는 식물을 소개하려 했던 종묘상, 그리고 식물을 배로 운반하며 식물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던 선원들이 합심하여 이뤄낸 결과물이었다(110쪽).

또한, 당시 식물학계 역시 과학 체제 정립을 위해 식물을 들여오기 위해 워디언 케이스를 다루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프랑스, 영국, 미국의 과학 탐사대는 바다를 탐사하기 위한 원정을 떠날 때 선박에 반드시 워디언 케이스를 실었다. 탐사원들은 워디언 케이스를 세계 곳곳에서 채집한 식물을 담아 옮기는 과학 기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124쪽). 그 덕에 워디언 케이스는 유럽에서 가까운 아프리카 연안부터 남극 앞바다까지 다양한 장소를 누비며 식물을 옮겼다. 이로 인해 유럽과 미국의 식물학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으며, 특히 미국 과학이 전례 없는 성장을 이룩하게 된다. 이처럼 워디언 케이스는 먼 나라에 숨어 알지 못하던 식물들을 운반해, 우리가 친숙하게 여기고 가까이하는 식물이 되도록 한 도구였다.





“식물의 이동은 전 세계 생태계와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동사 뒤에 숨은 제국주의 확장과 경제적 이득을 향한 욕망



이 책은 워디언 케이스가 식물학계와 원예업계를 발전시켰다는 긍정적인 역사뿐 아니라, 제국주의 세력이 식민지 플랜테이션의 핵심적 요소로 상자를 이용했던 부정적인 역사도 함께 파헤친다. 당시 제국주의가 어떻게 워디언 케이스를 이용해 식민지 노동력을 착취하고, 이익을 창출하려 했는지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룬다. 워디언 케이스로 식물을 운반하는 것이 가능해지자, 상자의 발명지인 영국을 비롯해 다양한 유럽 국가들이 열대 식물을 들여오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이들이 열대 지방의 식물에 관심을 보인 것은 단순히 새로운 식물이 궁금하다는 호기심 때문이 아니었다. 경제성이 높은 작물을 생산하여 이득을 창출하고, 현지인의 “미개한 마음을 위대하고 정당한 대의를 아는 상태로” 이끌며(166쪽), 자국의 위상을 떨치겠다는 제국주의적 목표가 가장 큰 요인이었다. 바나나가 바로 이런 목적으로 이식된 작물로, 영국의 선교사 존 윌리엄스가 남태평양 제도에 유럽의 영향력을 퍼뜨리기 위해 뉴기니에서 채취한 바나나를 옮겨 심은 것이다(164~165쪽).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유럽의 제국주의 세력은 경제성이 있는 식물이라면 무엇이든 채집해 워디언 케이스에 담아 도입하고, 타 식민지에 옮겨 심어 대규모로 플랜테이션 농업을 조성했다.



이 시기 제국주의 세력의 공격적인 플랜테이션 농장 건설로 인해 전 세계 농업의 구조가 뒤바뀌었다. 이전에는 자연스럽게 자생하던 식물을 소규모로 재배했으나, 19세기 이후로 경제성이 높은 식물을 대량으로 재배해 큰 수익을 거두는 방식이 대표적인 농업의 방식이 되었다. 제국주의 열강은 인도에서는 차를,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는 고무를,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커피를 대규모로 농작해 식민지의 영토와 산업 체계를 장악했다. 이 영향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과거 식민지 시절에 플랜테이션이 이루어졌던 농산물이 지금도 각 국가에서 대표적인 수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변화는 결국 워디언 케이스의 존재로 인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열대식물들은, 19세기에 워디언 케이스를 통해 이루어졌던 대대적인 식물 이식의 결과인 것이다.



워디언 케이스는 식물을 옮기며 농업의 구조를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식생과 환경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멀리 떨어진 땅에서 자생하다 다른 대륙으로 옮겨간 식물들은 새 터전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도 많았지만, 마구잡이로 번식해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침입종이 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또한 식물을 살아 있는 채로 옮기는 방식의 특성상 흙과 식물에 묻어 있던 병충해와 바이러스도 함께 옮겨오는 경우가 많았다. 아름다운 외양 덕에 일본에서 서양으로 들어온 인동덩굴은 미국 동부 삼림을 온통 뒤덮은 침입종이 되었고(202쪽), 흙 속에 숨어 들어온 뉴기니의 편형동물은 서양 토종 달팽이를 멸종시켜 흙 속의 생태계를 무너뜨렸다(315쪽). 이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하여 식물 검역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게 되었고, 워디언 케이스는 새로 정립된 검역 체제에 따라 식물을 운반하는 즉시 안에 담긴 흙과 함께 소각되었다. 현존하는 워디언 케이스의 수가 극도로 적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여기에 항공기가 편리한 식물 운반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워디언 케이스는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밀려나고, 한때는 필수적인 존재로 주목받았던 원예업계와 식물학계의 기억 속에서도 잊히게 된다.



워디언 케이스는 단순한 상자가 아니라, 산업 구조와 환경, 그리고 역사까지 다양한 방면의 변화를 겪은 목격자였으며 동시에 그 변화를 일으킨 주체였다. 이 작은 상자로 인해 우리가 사는 환경과 영위하는 일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비록 워디언 케이스로 인해 생태계가 망가진 자리를 수습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다양한 식물을 매일 이용하는 현대 인류의 삶은 워디언 케이스가 온 세계를 누비며 식물을 옮겨온 덕분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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