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와 현실을 넘나드는 마법소녀
일견 평범해 보이는 여자아이가 마법의 아이템을 들고 주문을 외치면 반짝이는 빛이 그를 감싸고, 이내 성숙한 외형에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으로 변신한 마법소녀가 등장한다. 남녀노소 누구나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요술공주 샐리〉, 〈달의 요정 세일러문〉, 〈천사소녀 네티〉등 마법소녀는 모두에게 친숙한 존재다. 누군가에겐 한때의 추억, 누군가에겐 현재 진행형 ‘덕질’의 대상인 마법소녀의 인기는 2019년 목표 금액의 80배가 넘는 펀딩에 성공한 〈달빛천사〉를 통해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은 마법소녀 장르의 시작부터 다양한 유형, 장르의 변주까지 총망라하는 일종의 ‘마법소녀 교과서’다.
마법소녀 장르 애니메이션은 1966년 방영한 〈요술공주 샐리〉를 필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현재까지 100편이 넘게 제작되었다. 저자는 우선 마법소녀의 시초가 된 이 작품을 통해 마법소녀 장르의 개념과 특징을 정리한다. 이어 〈요술공주 밍키〉, 〈달빛천사〉, 〈프리파라〉, 〈꼬마마법사 레미〉를 소개하며 주요 시청층인 어린아이들에게 성장과 변신을 통해 꿈을 이루는 마법소녀들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짚어본다. 마법도구의 상품화 등 산업적인 측면에서 마법소녀 장르가 취하는 전략을 분석하기도 한다.
나아가 마법소녀 장르의 선입견과 클리셰를 탈피하며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가 구현한 새로운 장르적 변형, 그리고 〈카드캡터 체리〉와 〈천사소녀 네티〉 등의 작품들이 전하는 조력자와 친구의 소중함을 살펴본다. 마지막 두 장에 걸쳐 소개되는 한국의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에 대한 분석은 마법소녀 장르의 발전과 다양성을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