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여자 (김미월)

내가 사랑한 여자 (김미월)

  • 자 :김미월
  • 출판사 :유유
  • 출판년 :2013-03-21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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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가 사랑하는 소설가,

공선옥과 김미월이 ‘사랑한 여자’25인의 초상




“순하고 약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인물들의 삶을 적실하게 그려, 현란하고 부박한 오늘을 사는 우리를 충격하는”(요산문학상 심사평) 중견작가 공선옥. 그리고 “젊은 세대의 힘겨운 삶과 고뇌를 심도 있게 탐구하면서도 절망에 사로잡히지 않는 경쾌한 긍정의 세계관을 제시”(신동엽창작상 심사평)하며 2010년대 한국문학의 기대주로 촉망받는 신예 소설가 김미월. 이들이 사랑한 25인의 여자 이야기가 한 권의 산문집으로 출간되었다.



1963년생 공선옥과 1977년생 김미월, 두 선후배 작가는 나이부터 꽤 차이가 나고, 등단시기와 작품세계 또한 다르다. 하지만 몇 해 전 ‘춘천’에서 짧게 인연을 맺은 뒤, 『생활 속의 이야기』라는 생활잡지에 ‘내가 사랑한 여자’라는 제목으로 나란히 산문을 연재한 인연으로 이 한 권의 산문집 『내가 사랑한 여자』를 함께 냈다. 그 사연이 공선옥 작가의 아래 글에 잘 나와 있다.



내가 춘천 살 때 미월은 서울 살았다. 어느 날 미월이 우리 집에 찾아왔다. 연극하는 최창근과 함께였다.

“부모님 집이 바로 저기예요.”

미월의 부모님은 나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있었다. 그 집은 우리 집에서 늘 빤히 바라보였다. 한겨울인데도 베란다 문이 노상 열려 있던 3층집.

“부모님이 늘 창문을 열어놔요. 텔레비전은 왜 또 그리 크게 틀어놓는지.”

겨울에도 창문을 열어놔서 추운 데다가 텔레비전 소리가 늘 윙윙대는 부모님 집. 제가 부모님 집에서 살 수 없는 이유를 말하며 미월이 싱글거렸다. 우리 집에 온 미월, 창근과 함께 우리는 밤새워 이야기를 하고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들었다. 그 뒤로 나는 미월을 이따금 만났고 이따금 통화했고 이따금 우편으로 책을 받았다. 인터넷에 장편소설을 연재하기 위해서 ‘내가 사랑한 여자’ 연재를 중단해야 했을 때, 그래서 잡지 편집자가 내 뒤를 이을 작가를 소개시켜달라고 했을 때 맨 먼저 떠오른 사람이 미월이었다. 미월이라면 내 부탁을 들어줄 것 같았고, 미월에게라면 덜 미안해해도 될 것 같았다. 미월이라면 불쾌해하지 않고 선선히 그러겠다고 해줄 것 같았다. 작가가 남이 쓰던 글을 뒤이어서 쓴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인가. 어쨌든 미월은 내가 바랐던 대로 선선히 내 부탁을 들어주었다.



이런 인연이 아니더라도, 공선옥과 김미월은 힘겨운 사람들 편에 서서 문학으로써 이 시대의 절망을 헤쳐나가려 한다는 점에서 같은 길을 걷는 든든한 동료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작가가 사랑한 25인의 목록에서는 어떤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까?

시대를 앞서 불우했던 여류시인 허난설헌과 황진이, 식민지 조선에서 하층여성으로 태어나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킨 작가 강경애와 박진홍, 삶과 문학을 일치시킨 어머니 작가 박경리와 펄 벅,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운 종군기자 오리아나 팔라치와 사회주의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 그리고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와 한국대중가수 김추자……





여기 내가 소개한 여자들은 말하자면, 내가 사랑하는 당신들과 그 행적을, 그 정신을 함께 알아봤으면, 함께 이야기 해봤으면 싶은 여자들인 것이다. 그렇게 여자인 내가 여자들을 말하고 나서 드는 생각은, 결국 사람인 내가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있었구나, 하는 것이다. 내가 ‘사랑한 여자’들이란 단지 성별이 여성일 뿐,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내가 내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픈 것은 여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공선옥의 「머리말」 중에서





우리 곁에 실존한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




공선옥이 「머리말」에서 밝히듯, 두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결국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사람 이야기’를 하고자 하였다. 허구로 꾸며낸 인물이 아닌, 실존한 진짜 사람 이야기를 말이다. 삶과 글(말)이 일치하는 작가, 자신이 가진 권력을 약자의 편에서 제대로 쓸 줄 아는 정치인,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알고 그것을 소신 있게 발언할 줄 아는 지식인, 남의 이목에 휘둘리지 않는 예술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보통의 여자들……. 이러한 여자들은 결코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존재했거나 여전히 존재하는 사람들임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그렇다고 공선옥과 김미월이 그저 사랑한 여자들만 이야기하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조선시대 기생 황진이부터 대중가수 김추자까지, 너무 익숙하여 새로울 것 없고, 떼어놓고 보면 아무 연관 없어 보이는 25인의 인물들이 두 작가의 경험담과 어우러져 아주 특별하게 소개된다. 가령 공선옥은 화가 케테 콜비츠의 자화상에다가 자식들 걱정에 한숨 쉬던 어머니의 모습을 오버랩하고, 김미월은 허난설헌의 일생을 되짚으며 문득 눈오는 날 첫 데이트의 기억을 되살린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또한 여기 소개되는 여자들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언니와 동생을, 친구를, 동료를 발견하고는, 어쩌면 그들을 다시금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말로, 글로, 노래로, 삶으로 공선옥과 김미월 두 작가를 사로잡은 25인의 ‘여자’를 만나보자.





공선옥이 사랑한 13명의 여자

“문학이, 삶이, 사랑이 자신 없어질 때 꺼내 보는 ‘비상약’ 같은 존재”




문학평론가 이상경이 “우리가 그냥 스쳐지나가는 현실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외로움과 가난함이 나의 힘이라고 무심한 듯 능청스럽게 말하는 공선옥에게서 나는 일제시대 하층여성의 대변자로서 한 시대 인간 문제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었던 작가 강경애를 느낀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공선옥은 이 책의 첫 장 「‘최후의 식민지’가 기록한 간절한 목소리-강경애」에서 “작가로서 살아가는 내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꺼지지 않는 등불 같은 존재”가 바로 강경애라고 말한다.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작가로서의 본분을 자각하게 해준 선배작가 강경애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자신이 계속 글을 쓸 수 있었노라 고백한다.

공선옥은 「수천 개의 분노, 수천 개의 질문을 가진 여자-오리아나 팔라치」에서 자신이 사랑한 여자를 ‘삶이, 사랑이 자꾸만 자신 없어질 때 꺼내 보면 좋을 비상약’에 비유하고 있다. 그리하여 한국사회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것에 회의와 의문이 들 때는 문학과 삶을 일치시킨 작가 박경리를, 물질을 최우선시하는 세상을 벗어나고 싶을 때는 오로지 ‘정신’으로 충일한 삶을 살다간 전혜린을, 나보다 큰 힘 앞에서 자꾸 움츠러들 때는 전장에서든 절대 권력자 앞에서든 ‘쫄지 않은’ 저돌적인 여기자 오리아나 팔라치를, 진실을 알려하지 않은 채 온갖 스캔들과 소문만 따라다니는 대중에 염증이 날 때면 나혜석과 김추자와 다니엘 미테랑을 꺼내 보기를 권한다.





김미월이 사랑한 12명의 여자

“존재를 다해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한 사람들”




김미월이 사랑한 여자들도 공선옥 못지않게 다양하다. 시인과 소설가, 가수와 조각가 같은 예술가부터 과학자, 사회주의운동가 그리고 기생까지. 시대와 국적, 나이와 직업이 다른 열두 명의 여자 이야기에는 유독 ‘사랑’이 넘쳐난다. 노래하는 것 외에는 오직 사랑하는 것만을 존재의 이유로 삼은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이야기가 그렇고, 연설문보다도 연애편지를 잘 썼던, 그만큼 사랑하고 사랑받는 평범한 여성의 삶을 꿈꾸었던 사회주의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의 이야기가 그렇 다. 사랑 때문에 삶을 버려야 했던 실비아 플라스와 카미유 클로델, 사랑으로 세상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낸 마더 테레사와 펄 벅의 이야기는 비록 그 결말이 비극과 희극으로 상반되더라도 똑같이 아름답고 소중하다. 자연에 찾아온 위기를 엄중히 경고한 생물학자 레이철 카슨과 동물의 감정과 권리를 인간과 동등한 것으로 여긴 동물학자 제인 구달이 보여준, 우리가 사는 지구 전체에 대한 사랑은 또 얼마나 크고 감동적인가.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것은 김미월의 마지막 글 「아름다운 나타샤는 가난한 그를 잊지 못하고-김영한」에 등장하는 시인 백석의 연인, 김영한의 사랑이다. 서울 성북동의 고급 요정 ‘대원각’을 법정스님에게 시주하여 길상사가 창건되던 해, “천억 돈이 백석의 시 한 줄만도 못하다” 말한 기생 김영한에게서 억만금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의 존엄함이 느껴진다.

열두 명의 여자와 사랑 이야기 곳곳에는 김미월 작가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사랑 이야기들이 살포시 얹혀 있다. 그 덕분에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김미월이라는 작가의 여러 면모 또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공선옥과 김미월, 두 선후배 작가의 결합만큼이나 이 책의 형식 또한 흥미롭다. 공선옥과 김미월의 글이 책의 앞과 뒤에서 각각 시작해 본문 중간에서 만나, 마치 두 권의 책을 맞붙인 만듦새이다. 또 한 편 한 편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해당 인물의 일생과 주요 도서들을 간단히 소개하여, 각 인물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배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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