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가 지나간 자리

바이러스가 지나간 자리

  • 자 :메르스 사태 인터뷰 기획팀, 지승호
  • 출판사 :시대의창
  • 출판년 :2017-08-22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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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로 진단한 한국 공공의료 시스템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환자가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외에 메르스가 전파된 국가가 하필 한국이었다.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2차, 3차 감염자가 속속 나타났다. 확진자만 186명(사망자 38명)이었고, 격리되었다 해제된 사람은 16,752명에 달했다. 세월호 때와 비슷하게도 컨트롤타워는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그놈의 컨트롤타워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도 메르스 바이러스를 이해하지 못했다. 국민들은 불안에 떨며 서로를 의심하면서 타인을 낙인찍기도 했다. 의료 수준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지만, 공공의료의 수준은 세계 최하임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 책은 당시 사태 한가운데에서 그리고 여러 의료 현장과 연구실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져버린 의료 시스템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의료인들의 증언과 고백을 담았다. 도대체 “왜 메르스 감염병은 사태가 되었는지” “무엇이 바뀌어야만 제2의 메르스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던 의료인 10명이 ‘메르스 사태 인터뷰 기획팀’을 꾸려,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와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 최전방인 응급실의 의료진과 개인 병원, 종합병원, 공공병원 등의 의료진을 모았다. 그들의 입을 통해 의료 시스템의 실상을 우리에게 전하고, 한국 공공의료의 취약함과 의료 시스템 전반의 부실을 고백하고 반성하며 성찰한다. 그러나 ‘의료민영화’라는 ‘감염병’이 아직 도사리고 있는 곳이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땅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지 모를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은) 우리 현실에 대한 진단서이다.



초기 방역, 응급실, 공공의료 그리고 인권

이 책에 수록한 여덟 인터뷰의 주제는 크게 넷이다. 먼저 가장 근본적인 의문인 초기 방역 대응 과정을 살핀다. 흔히들 메르스는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된 경우가 많다. 또 각자의 입장이나 역할에 따라 내용을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는 코끼리를 더듬는 장님처럼 아무도 모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각기 다른 입장의 의료인들의 입을 통해 진실의 파편을 조금 더 세밀하게 맞춰보고자 했다.

두 번째 주제는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면서 현장에서 사투를 벌인 의료인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태를 생생하고 자세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메르스와 관련한 의료진이 누구인지 물으면, 감염병 전문의만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메르스 현장, 그 최전방은 바로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이 포진한 응급실이다. 감염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사람과 거의 무방비 상태의 의료진이 만나야 하는 공간이다. 정체도 모르고 지침도 없는 실체와 어쩌면 ‘목숨’을 걸고 맞서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가치, 바로 생명의 고귀함을 다시 상기시킨다.

세 번째 주제는 보건당국,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이 어떻게 협력하고 대응했는지를 살폈다. 바로 공공의료 시스템의 문제다. 메르스 사태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실 어떻게 작동하지 않는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야 옳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Sicko〉를 보면 그야말로 엉망진창인 미국 의료제도가 그대로 고발된다. 그러나 그런 미국조차 공공의료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나음을 이번 사태는 보여준다. 인터뷰한 의료인들조차 놀란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현실에, 사태가 터지면 공수표를 날리며 카메라 플래시만 터트리고 가는 무책임한 권력자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마지막 주제는 인권, 의료인 감염이다. 특히 인권과 의료인 감염 문제는 메르스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어느 언론에서도 거론한 적이 없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메르스 확진 환자는 물론 의심 환자도 격리되어야 했다. 그러나 사람을 격리하는 사안을 놓고 우리 사회는 그들의 ‘인권’에 대해 침묵했다. 당사자가 아닌 우리는 격리 조치를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인권 침해에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당시의 그 조치가 합당했는지를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이에 대해 의학적, 과학적인 이의를 제기한다. 그리고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감염의 공포와 외롭게 싸워야 했던 의료인들도 기억해야 한다. 감염을 막아야 할 의료인이 감염되는 문제는 바로 의료 시스템의 존립과 직결한다.



메르스가 지나간 자리

어떤 사람은 메르스 사태가 터진 것이 다행이라고 한다. 메르스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언제 어떻게 우리나라에 들어올지 모르기에, 국가 방역과 공공의료 체계를 확실하게 손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2년 전 우리는 세월호가 침몰하는 것을 손 놓고 생중계로 지켜보아야 했다. 그리고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컨트롤타워’처럼, 그 후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 역시 없다. 이 책을 마무리할 즈음 의료인들도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어쩌면 우리는 제2의 메르스 사태를 겪을지도 모른다. 불안감에 휩싸여 마스크를 쓰고 지하철을 탔지만, 인파 속 누군가 터트린 기침 소리에 놀라 불쾌감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결국 메르스 사태 때와 똑같은 말을 되뇌다가 제3의 사태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메르스 사태는 ‘계기’는 아닐지 몰라도 ‘경고’임에는 분명하다. 공공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데에도 계산기를 두들겨야 하는 우리 사회에, 다만 마지막 경고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과 변화의 싹이 트길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 이 책을 펴낸다.



메르스란

메르스MERS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약자이다. 사스SARS의 경우처럼 ‘머스’라고 표기해야 하나, 관계 기관에서 최초 ‘메르스’로 표기했고, 이 표기가 통용되었다. 메르스는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감염되어 나타나는 호흡기감염증이다.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 대부분은 중증급성하기도질환(폐렴)을 보인다. 일부 환자는 증상이 약하거나 없는 경우도 있다. 주요 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이다. 그 외에도 두통, 오한, 인후통, 콧물, 근육통, 식욕부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난다.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호흡부전, 폐혈성쇼크, 다발성장기부전과 신부전을 동반한다. 잠복기는 최소 2일에서 최대 14일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치명률이 30~40퍼센트였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20퍼센트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단봉낙타와 접촉한 경우 감염된다고 보고되었으나, 아직 명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람 간 밀접접촉으로 병원 내에서(원내감염) 또는 가족 간에 전파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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