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와 미미를 들여다보며 삶의 균형을 잃지 않는다
삶의 중반에 이르러 심리학과 수필을 동시에 접한 번역가이자 심리학 강사인 추선희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저자는 힘들이지 않고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두 단어, 시시와 미미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며 그러한 풍경들이 삶의 전경이 되는 순간을 포착하고 되새김질하면서 자신과 주변의 삶을 들여다본다.
그 안에는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의 무심한 말과 행동이 있고 고구마와 양파장아찌를 먹는 시간이 있다. 아파트 뒷문과 곰팡이꽃 이야기가 있고 방마다 다른 모습의 먼지 이야기가 있다. 앉는 일과 걷는 일에 대한 숙고가 있고 애교 없음에 대한 항변이 있다.
저자는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세상 모든 시시한 일들이여, 기죽지 말기를. 사방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미미한 것들이여, 기지개를 펴기를. 우리의 시선을 갈구하는 시시와 미미를 바라봄으로써 어두운 시간을 견딜 수 있었고 무거운 시간 쉽사리 무너지지 않았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