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의 인문학

잡담의 인문학

  • 자 :토머스 W. 호지킨슨, 휴버트 반 덴 베르그
  • 출판사 :마리서사
  • 출판년 :2019-02-18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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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걸음마를 뗀 입문자의 보행기

지적인 잡담에 한 발짝 다가서라



“이런, 내 커닝 비법이 책으로 나왔네.” - 스티븐 프라이



“기막히다. 전기적 정보에 산뜻한 비평과 농담을 버무리고 몇몇의 훌륭한 인용구와 방대한 단편적 사실을 곁들였는데 기적에 가깝도록 압축되었다.” - 데일리 메일



“난공불락이던 지적 공룡들은 하나둘씩 쓰러질 테고, 책을 덮고 나면 문화의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공룡들 더미에 올라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람보? 랭보?

한 만찬에 초대받은 친구가 “테이블 곳곳에 포진해 있던 지성인들”에게 창피를 당했다. 랭보를 람보로 잘못 알아듣고 신나게 떠들어 댄 것이다. 단지 웃어넘길 수 없었던 저자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독자들은 그와 같은 곤경에 빠지지 않도록 실용 인문학 안내서를 고안해 냈다. 우선 엘리트 집단이 대화에 자주 거론하는 인사를 추려 냈다. 이 책은 “수백 명에 이르는 문화계 인사” “어느 하나에 대해 1분 스피치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잡학 사전이다.



“놀라운 사실 몇 가지를 발견했다.”

유명 인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파헤치는 작업을 하던 중 작가들은 그들을 한 줄로 요약할 만한 몇 가지 주요한 특징을 발견해 냈다. 또 그들 서로가 옷깃이라도 스쳐간 인연이 있음을 알아냈다. 안면이 있거나 잠자리를 함께 했거나 주먹다짐한 경우도 있었다. 작가들은 이들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레온 트로츠키가 프리다 칼로로 이어지며 마지막 장의 막스 에른스트에서 첫 장의 페기 구겐하임으로 마치 수미가 상응하듯 맺어진다.



그간의 인문학 서적을 완독하기 어려웠다면

『잡담의 인문학』은 평범한 시민이 지적 대화를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특별한 끈기나 진득한 독법 없이도 읽을 수 있는 인문학 서적이다. 저자의 안내대로 색인에서 아는 이름을 찾아 읽어 나가도 되고 인물들 간의 연계성을 즐기며 순서대로 봐도 된다. 다짜고짜 아무 장이나 펴도 이해가 가능하며, 어디에서 시작하더라도 쉽게 손을 놓지 못하고 다음 인물을 찾아 읽게끔 구성되었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완독에 이르게 된다.



위기의 인문학 기회를 맞다

2006년 고려대 문과대 교수 전원을 필두로 “인문학 위기론”이 불거진 지 십 년이 지났다. 교보문고 상반기 베스트셀러 50위 내에 인문학자가 쓴 저서가 한 권도 없다는 것이 당시 논거의 일부로서 제시되기도 했다. 11년이 지난 2017년 6월 현재 유력 인터넷 서점 한 군데가 제공하는 베스트셀러 순위를 살펴보면 적어도 “인문학”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된 저서가 50권 중 6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체(50위)의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근래 급부상한 장르인 한국 에세이 역시 같은 비율로 50위권에 안착했다. 인문학은 “위기”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차용해서 위기를 타계해 왔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인문학이 막대하게 축적해 온 권위를 내려놓아야 할 때이다.



시대와 개인을 통섭하는 이야기

앞선 수치에서 주지할 만한 사실은 한국 사회가 ‘이야기’에 경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범람하는 지금, 독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이야깃거리는 개인의 사회적 체험이다. 『잡담의 인문학』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 발을 담그고 있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 열렬히 산화한 혁명가, 통찰력으로 세대를 관통하는 이론을 남긴 철학자와 비평가 등, 『잡담의 인문학』에서 다루는 개인은 “형식의 한 측면”으로서 존재했기에 우리는 잡담의 재료로 그들을 다루는 것만으로도 시대와 개인을 통섭할 수 있게 된다. 정색하거나 점잔 빼지 않고 지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 본문 중에서



“인간이라는 동물이 군대를 만들고 전쟁을 하는 한 지휘관은 언제나 군사들을 전사 가능성이 존재하는 전방과 전사가 불가피한 후방 사이에 배치할 수밖에 없다.”

03. 목숨이 질긴 사람들/ 레온 트로츠키



아렌트는 나치주의를 연구하면서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라는 표현을 썼다. 사람들이 악귀가 들리거나 냉혹한 악당이 아닌데도 악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려 한 것이다. 그 예로 아렌트는 홀로코스트 설계에 참여한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을 들었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유대인을 증오하거나 사디스트라서 수많은 유대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개인의 영달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이유로 그런 악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아이히만은 유대인을 살상하면 나치

당에서 서열이 올라간다는 생각에 홀로코스트에서 벌어지는 참상에 눈을 감아 버렸다는 것이다.

04. 사피오섹슈얼/ 한나 아렌트



매클루언 이론의 핵심은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의 구분이다. 구분이 아주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매클루언이라면 오늘날의 블록버스터를 핫 미디어로 분류했을 것이다. 팔짱 끼고 앉아 있는 관객을 향해 메시지를 퍼붓기 때문이다. 반면 매클루언의 저서같이 복잡한 책은 ‘쿨 미디어’다. 그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05. 은막/ 마셜 매클루언



미셸 푸코라는 프랑스 인은 극단적인 괴짜로, 세상에 정상이라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민머리에 터틀넥 스웨터 같은 패션 스타일을 즐기는가 하면 청년 시절에는 폭력 성향도 보였다. 자해하기도 했고 대학 시절에는 다른 학생을 쫓아가 칼을 휘두르기도 했다. 말년에는 난교를 즐기면서 게이 바를 드나들었고 낯선 이들과 가학·피학성의 성행위를 즐겼다. 그러면서도 푸코는 평생의 연구에 담긴 핵심 주장과 같은 맥락에서 자신의 행동이 전혀 비정상적인 게 아니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에게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은 언제나 권력을 지닌 소수가 나머지 다수를 지배하기 위해 고안한 인위적인 구조였다.

09. 성욕이 넘치는 사람들/ 미셸 푸코



문인들이 누리는 특권 가운데 하나는 끔찍한 사건을 당했을 때 글 쓰는 것을 통해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시인 e. e. 커밍스도 그랬다.

11. 창조의 물꼬를 튼 트라우마/ e. e. 커밍스



나보코프의 대표작 『롤리타Lolita(1955)』는 열두 살 소녀를 유혹하는 데 성공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엄연히 명작으로 분류되는 소설이니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내놓고 읽어도 낯부끄러울 게 없다.

14. 언어의 달인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통상관념사전Le Dictionnaire des id?es re?ues(1911)』에서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이렇게 말했다. “아르키메데스의 이름을 듣거든 ‘유레카!’라고 외치거나 ‘내게 지렛대를 주면 지구를 들어 올리겠소.’라고 말한다. 아르키메데스의 나사라는 것도 있지만 나는 그게 뭔지 별로 알고 싶지 않다.” 플로베르는 이렇게 냉소적이었다.

16. 목숨과 바꾼 연구/ 아르키메데스



그는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Das Kunstwerk im Zeitalter seiner technischen Reproduzierbarkeit(1936)』에서 작품의 대량복제가 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반 고흐의 「해바라기」 복사물과 원작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원작은 원작만이 풍기는 마법에 가까운 아우라를 지닌다. 그런데 현대의 복사물들은 어떠한가? 이런 마법이 사라져 버렸다. 게다가 포스트 아 우라post-auratic의 영화라는 매체는 레니 리펜슈탈Leni Riefenstahl의 친親나치 성향의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유해한 정치적 선전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전락하기도 한다.

23. 육체의 벽을 넘어서/ 발터 벤야민



“반半유인원에, 제정신이 아니고, 본능적으로 사악한 동물.”

스트린드베리는 특유의 불평을 섞어 여성을 이렇게 묘사했다. 하지만 그는 페미니스트 작가로도 분류되니 이 말은 특별히 상태가 안 좋았던 날에 투덜댄 것이거니 하자. 스트린드베리를 혐오했던 헨리크 입센, 안톤 체호프와 더불어 그는 현대 희곡의 창시자로 분류된다. 즉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말하듯 대사를 하고 여성해방과 같은 동시대의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희곡을 쓴 것이다.

24. 별난 외모, 특별한 옷차림/ 스트린드 베리



발레계의 톱스타였던 니진스키는 즉흥성과 혁신으로 기존의 무용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는 무용이 기품 있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전통을 과감히 깨 버렸다. 스테판 말라르메의 동명 시에서 영감을 얻은 「목신의 오후L'apr?smidi d'un-faune」에서 니진스키는 천으로 자위행위를 연상시키는 몸짓을 했다.

무대 위의 니진스키를 만나는 것은 팬들에게는 신을 알현하는 행위와도 같았다. 하지만 항상 어딘가 산만한 모습을 보이던 그의 정신세계는 마침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져 폭력적 성향을 드러냈다. 신과 결혼하겠다면서 헝가리인 아내 로몰라와 아이들을 계단 아래로 떠밀려고 한 것이다.

26. 광기와 천재 사이/ 바츨라프 니진스키



페데리코 펠리니의 고전 영화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이 바티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부분은 알몸 노출 장면이었다. 바티칸에서 어찌나 통렬하게 비판했던지 여론이 시끄러웠고 그 이유가 궁금한 사람들이 극장으로 몰려들었다. 덕분에 이 영화는 고국 이탈리아에서 박스 오피스 기록을 깨는 기염을 토했고, 생계를 해결하느라 급급했던 펠리니는 돈방석에 올라앉았다.

37. 바티칸의 반대/ 페데리코 펠리니



디드로가 만찬 자리에서 모욕을 당하고는 씩씩거리며 방문을 박차고 나간 적이 있다. 계단을 다 내려왔을 때쯤 상대의 코를 납작하게 해 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하지만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 그 아이디어를 써먹을 수는 없었다. 사람이 우스워 보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에스프리 데스칼리에’라는 말이 유래되었다.

39. 참신한 표현/ 드니 디드로



그의 생애를 살펴보면 충분히 준비되기 전까지 문단에 존재감을 나타내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임을 알게 된다.

43. 나치에게 핍박받은 사람들/ 폴 발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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